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일을 겪었다.

얼마전 어떤 남매분이 매실을 사시겠다고 전화를 주시고 직접 농원을 방문하시고 결제만 하셨는데 오늘 오전에 급히 연락이 와서 오후 3시까지 배송을 부탁하셨다.

집앞에 있는 4년생 매실을 캐서 싣고 경북 영천 고지마을로 향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 방문하셨던 여자고객님이 오셨다. 동생분이 오셔서 밭을 정리하고 매실을 심을 계획인 것 같은데 내가 기다리는 것이 미안하셨던지 묘목을 내려만 놓고 가라고 하신다. 그리고 차에서 사탕과 과자가 든 종이가방을 건네면서 "아버님, 어머님 갖다 드리세요" 하신다.

우리 농원에서 매실을 사신 것도 감사한데 오히려 나보고 고맙다고 하신다...

거절할 수 없어 받아서 집에 와서 보니 어른들이 좋아하는 홍삼캔디와 달콤한 비스켓이다.

감사한 마음보다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순간 느꼈다.

얼마전 우리 농원에 남동생과 같이 방문하셨을 때 고객분의 어머님 얘기를 하시면서 어머니께서 가족들과 손님들, 이웃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좋아하셨다고 하시면서 그리워하신 것이 기억난다.

배송을 마치고 오는 차안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공돈 백만원 생긴 것보다 이런 사람들 만난 것이 더 기분좋다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